믿음의글
안녕 2025
아무 탈 없이 평안함을 의미하는 ‘안녕’이라는 단어가
한국인의 대표 인사말이 된 것은
역설적으로 안녕하지 못한 날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.
대한민국의 근현대사는 ‘질곡’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.
질곡은 죄인에게 채우는 차꼬와 수갑을 나타내는 말에서
‘자유를 가질 수 없는 고통의 상태’라는 의미로 확장되었다.
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질곡의 두려움과
자유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느낀 한 해였다.
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과거로 역행할지 모른다는
불안감과 맞서 싸운 시민들,
신앙적 양심을 포기하지 않은 교우들이 있었기에
2025년을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리라.
안녕, 을사년. 을씨년스럽다는 말을 낳은 을사년과 헤어지고
힘찬 기운의 병오년을 맞는다.
작심삼일 법칙에 따라 연초에만 바짝 결심하다가 흐지부지하겠지만,
그래도 새 마음을 먹는 기회가 주어지는 게 어디냐.
못다 한 감사는 내년에 두 배 더하기로 하고,
오늘까지 나를 인도하신 분의 손에 의지한다.
이 땅에 정의와 평화가 깃들기를 구하는 기도를 쉬지 않을 것이다.
입으로 기도만 하지 않고 정의와 평화가
필요한 자리를 찾아 묵묵히 서 있을 것이다.
- 국민일보 “겨자씨” 중에서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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